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북한] 이야기 열여덟, '닉 부이치치'가 나올 수 없는 北(2013년)

얼마 전, 힐링캠프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팔다리를 가지지 못했지만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닉 부이치치'가 출연했다방송 후 각종 실시간 검색어에 닉 부이치치가 올랐다. 시청자들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울고 웃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북한은 이와 반대로 장애를 가진 사람이 방송에 출연할 수 없다. 애초에 북한은 닉 부이치치처럼 장애인이 행복한 성인으로 자라나기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
 

탈북민 김지연 씨
 
"북한에서는 한 때 장애인들이 도시 미화를 훼손한다며 지방으로 이주시키는 정책을 폈어요. 그 여파로 북한에서는 아기를 낳은 후 장애를 가졌다고 판단되면 엎어놓는 경우가 있었어요. 팔다리가 없이 태어나면 북한에서는 아무리 부모라도 모진 결단을 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만큼 장애인이 살아가기 힘드니까요

"부모가 매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도덕적으로 문제 삼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북한은 남한과 달리 국가적 지원이 없어요. 장애아를 낳았다며 부모에게 손가락질을 하기도 하고요. 그걸 아니까 부모가 그런 어려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2010년 탈북한 최치환 씨
 
"저는 그 당사자에요. 성인이 돼서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셨는데 어릴 때 숨을 잘 못 쉬는 병이 있어서 할머니께서 저를 엎어놓으라고 말씀하셨다고 했어요. 천식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호전돼서 괜찮지만 그때는 아마 장애로 판단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반대의 의견도 있다. 2011년 탈북한 박주만 씨
 
"북한도 무조건 장애인이라고 홀대하는 것은 아니에요.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노동력 확보 차원에서 장애인을 활용하는 것이 북한 사회의 또 다른 면이죠"

박 씨는 "북한은 1960년부터 장애인들의 생산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남포, 청진 등에는 맹인 공장을 설치했고 시계, 구두수리의 업무를 맡겨요. 19987월에는 조선장애자지원협회를 설립하는가 하면 20036월 총 54조로 이뤄진 '장애인보호법'을 채택했고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협회나 법은 모두 외부 선전을 위한 도구일 뿐 북한 장애인들이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 것만은 확실하죠"라고 밝혔다.

탈북민 김민준 씨
 
"작년에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개최됐을 때 북한 선수도 참가했었잖아요. 그 이후 북한이 부쩍 장애인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해외 지원을 받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에요. 장애인 복지를 내세워 남한과 국제기구의 지원을 이끌어내려고 하는 거죠"

북한에서 '닉 부이치치'가 나올 수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일반인들의 인권도 유린되는 나라에서 장애인의 삶은 장애로 태어난 그 자체만으로도 외면당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실질적인 장애인에 대한 처우 개선 없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기 위해 장애인을 이용하는 북한 정권의 태도에 있다. 결국 두 이유 모두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의 단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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