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북한] 이야기 열하나, 북한의 '국수와 10달러'(2013년)

흔히 '국민소득의 증대는 성의 개방을 불러 온다'고 한다. 북한은 정반대다. 식량난이 가중된 90년대 중반부터 성이 상품화됐다. 당시 북한에 유흥가가 없다보니 대부분 장마당에서 성 거래가 이루어졌다. 돈에 의해 성을 팔고 사는 것은 식량난이 제일 심각했던 함경도를 주변으로 먼저 시작됐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성을 파는 행위가 급속도로 북한 전역에 퍼지게 됐다.

북한에서 성 매매를 하는 사람은 전문 매춘인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처녀, 과부, 가정주부다. 그들이 직접 나서 성 매매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장마당에 앉아 두부나 술을 파는 할머니들이 호객행위를 해주기도 한다. 장소는 시장 혹은 역전 주변 개인 가옥이 여관처럼 이용 된다. 해당 집 주인도 사례비를 받기 때문에 자리를 내준다.

장마당에서 매춘을 벌이는 여성들은 성 매매의 대가로 돈을 받기도 하지만 쌀 또는 옥수수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탈북민 김미영 씨
 
"세상에 어느 누가 배고픔과 자신의 성을 바꾸고 싶어 하겠어요. 하지만 북한에서 매춘을 하는 여성은 너무 굶주리다보니 '국수 한 그릇'도 고맙다고 해요. 그리고 또 참고 참다가 눈물을 머금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성매매에 나서는 거죠"

보안원의 단속에 걸리면 성매매 여성들이 한 결 같이 내뱉는 말이 있다. 김 씨는 "성을 사고 파는 행위에 대해 북한은 아직도 공공연히 드러내지 못해요. 보안원이 단속을 해도 주민 생활이 너무 어렵다보니 방치하는 경우가 많죠. 여자들은 행여 단속에 걸리면 '식량만 주면 내 몸을 얼마든지 국가가 가져도 돼요'라고 오히려 되받아치기도 하죠. 강단이 생긴 거죠. 국가에서 배급을 줄 수 없는 거 안다고 비꼬는 것이기도 하고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과 달리 평양과 지방에 있는 외화상점 주변에서는 매춘이 더 기승을 부린다. 외화상점은 평양시내 한개 구역에만 10곳이 넘고 지방에서는 큰 도시나 시, 군에 하나씩 자리를 잡고 있다. 상점 주변에는 항상 북한의 미녀들이 서성거린다. 주민들은 이들을 보고 '고급 기생'이라고 부르는데 개인의 능력에 따라 각자 하루 밤에 10달러 넘게 받기도 한다.

탈북민 홍연희 씨
 
"외화 상점 주변 여성들은 북한 내에서 먹고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어요. 하루 밤에 10달러면 북한에서는 굶지 않을 수 있잖아요? 다만 젊을 때 돈을 모아서 장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큰 거죠. 여자들의 심리가 그렇잖아요. 계속 성 매매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죠. 몸도 마음도 상하니까요"

북한 성매매 여성들은 매춘이 아닌 정상적인 삶을 원한다. 그들이 받는 것이 국수든 10달러든 성매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체제 실패는 그들을 여전히 음지로 내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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