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북한] 이야기 쉰하나, 북한 음식점 간판에는 이름이 없다(2015년)

남한에서는 길거리를 지나다니다보면 음식점부터 병원까지 수많은 '이름'과 마주친다. 개인의 이름을 상호 명에 쓰는 것은 업종에 대한 자신감과 전통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북한의 상호는 대부분 지명 혹은 김 씨 일가의 사적과 연관돼 있다. 가령 '평양랭면'일 경우 평양의 지명을 상호로 사용한 것이며 '대동강 맥주'의 생산지는 북한 사동구역으로 실제로 대동강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북한에는 남한에서처럼 개인의 이름을 내건 식당은 단 한 곳도 찾아볼 수 없다. 이유는 수령주의 국가여서 김 씨 일가 외에 그 어떤 개인의 이름을 간판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에도 유명 요리사와 음식점이 있지만 그 모든 맛의 비결까지 '수령'으로 집중되도록 통제한다옥류관을 찾았던 한 외국인이 냉면 맛의 비결을 묻자 요리사가 "수령님의 은혜 때문"이라고 대답했다는 황당 일화도 있다.
 
평양 출신 탈북민 안현만 씨
 
"남한에 적응할 때 명동에 간 적이 있어요. '이곳이 정말 자유국가구나'라고 느꼈던 것 중에 하나가 간판이었어요. 개인의 이름을 사용한 음식점, 미용실, 옷가게, 병원이 있더라고요.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혜산 출신 탈북민 김경희 씨는 남한의 특정 간판을 보고 경악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김 씨는 "저는 인천 남구에 거주하고 있는데요. 김정일법률사무소가 있어요. 처음 그 사무소를 봤을 때 '어떤 사람이길래 남한 땅에서 감히 김정일을 변호하지, 간첩 아닐까?'라는 의심을 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북한의 음식점 간판을 보면 수령의 우월성과 전통만 허용되고 개인의 능력과 자신감은 철저히 차단하는 북한 체제의 폐쇄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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