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나라에는 '기여 입학제'라는 제도가 있었다. 학교에 일정 금액 이상 기부하면 입학 혜택을 주는 제도다. 찬반 논쟁 끝에 2005년 교육인적자원부가 기여 입학을 금지시키면서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반면 북한에서는 기여 입학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2011년 탈북한 김민지 씨
"대학교와 직접 모종의 거래를 하면서 학생들의 입학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요"
2009년 탈북한 오명진 씨
"특히 평양 내 대학교에서 기여 입학이 늘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북한에서는 누가 돈을 더 많이 내느냐에 따라 대학이 결정되는 셈이죠. 장사로 살아가는 지방 주민들은 평양 사람을 이길 수 없어요. 북한의 기여 입학, 뇌물 입학은 평양 주민이 평양 소재 대학교를 가기 위한 편법으로 활용 되고 있을 뿐입니다“
2011년 탈북한 김재연 씨는 오 씨와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지방에서 장사를 통해 큰돈을 만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기여 입학의 혜택을 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요. 실례로 낙원군(함경남도)에서 같이 사업을 하던 친구는 음악 대학에 야마하 피아노를 기증하면서 딸을 평양 음대에 진학 시켰죠"
"북한에 있을 때 무역 사업을 했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대학교의 모든 창문을 보수해준다는 조건으로 평양 소재 대학에 입학시키는 경우도 봤어요. 심지어 북한에서 시멘트 사업을 하던 지인은 자녀가 원하는 대학교에서 증축 공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시멘트를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입학시킨 경우도 있었고요"
2010년 탈북한 이영진 씨
"평양 뿐 아니라 지방에도 기여 입학 경쟁은 마찬가지에요. 저는 청진 소재 대학교를 다녔는데 당시 혁명역사연구실을 새로 짓는다는 말을 듣고 내부 장식품을 지원해 준다는 조건으로 입학했었죠"
"친구 중 한명은 우스갯소리로 '학교 주변 아스팔트는 다 내가 깔았다'고 말하기도 했죠. 실제로 아스팔트를 만들어주는 조건으로 입학한 친구였고요"
"이처럼 북한 주민 스스로 자금을 마련해서 대학교와 직접적인 합의를 통해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북한에서도 돈이 중요해지면서 대학 입학까지 거래를 할 수 있게 된 거죠. 제 생각에는 북한 정권이 조금씩 사회 통제력을 잃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결국 북한의 기여 입학제는 심각한 뇌물입학제다. 교육에서만큼은 그 어떤 나라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북한은 돈과 물질로 학업성취를 평가하는 사회로 변해버렸다.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대학이 부패의 대학으로 변질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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