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후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소식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다. UN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인권이라는 단어만으로 이렇게까지 전 세계적 관심을 받는 국가는 이제 몇 남지 않았다.
북한의 인권 상황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단연코 중국으로 팔려가는 '탈북 여성'이다. 이들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만 믿고 중국으로 보내져 동물처럼 취급당하고 감금당하기 일쑤다. 북한 내부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신고를 하고 법적인 해결을 요구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그 마저도 허용되지 않는다. 신고하는 순간 북송을 당하고 북한에서 더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북한 여성들이 중국으로 팔려갈 때 사람 수를 '명'으로 세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브로커 경험이 있다는 한재철 씨는 "중국으로 보내지는 북한 여성은 이쩌, 알쩌와 같은 말을 씁니다"라고 증언했다.
이쩌, 알쩌는 짐승들을 셀 때 쓰는 표현이다. 여성을 줄 세워 놓고 한 마리, 두 마리 식으로 말한다는 것이다. 팔려가는 북한 여성에게는 최소한의 인권이 없다.
이러한 인신매매는 브로커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 팔려간 탈북 여성은 다수의 남자들에게 성폭행, 원치 않는 임신, 낙태, 질병에 시달린다. 한 남자에게 정착해 사는 경우도 있지만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탈북 여성들은 '되팔이'를 당하기도 한다. 함께 살다가 지겨워진 중국 남성들이 다른 남자에게 돈을 주고 여성의 성을 파는 것이다. 한 가정에 두 명 이상의 탈북 여성을 데리고 있는 가정도 있다. 장사나 농사일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한 곳에 특히 많다.
2013년 중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정착한 이미연 씨
"중국에서 저 말고도 북한 출신 여자 세 명이 한 집에 같이 살았습니다. 당시에 정말 많이 맞았습니다. 이유도 없이 술 먹고 들어오면 그냥 때립니다. 견디기 힘들어 탈출을 감행했다가 한 번 잡혔는데 며칠 째 밥도 못 먹고 감금을 당했습니다.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목숨 내놓자는 생각으로 한 번 더 탈출을 감행했는데 다행이 교회의 도움을 받아 남한으로 올 수 있게 됐습니다. 나머지 여자 두 명은 어떻게 된지 모르겠지만 꼭 구해줬으면 합니다"
2014년 중국에 살았던 김정화 씨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산다는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실제로 가끔은 동물들에게 주는 사료를 먹어보라고 강요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정말 내가 무슨 이유로 살고 있는가. 싶을 정도로 괴로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람의 수를 세는 명칭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모두 동물보다 못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 현재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 여성의 모습이다. 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북한 인권법이 통과되어야 한다. 더불어 중국에 있는 탈북 여성들을 정확히 조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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