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북한] 이야기 서른여덟, 북한아파트 이름에 숨겨진 비밀(2014년)

지난 13일에 붕괴한 북한 평양시 아파트의 이름이 '충복(忠福)아파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성하면 복이 있다는 북한정권의 의도가 그대로 엿보이는 아파트 이름이다.

탈북민 증언에 따르면, 북한 아파트는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거주자의 지위, 건설 재료, 생김새, 정권선전 구호에 따라 이름을 붙인다.

"아파트에 누가 거주하는가에 따라 이름을 붙여요
 
탈북민 김은수 씨는 북한 아파트는 중앙당아파트, 외교부아파트, 예술인아파트, 과학자아파트, 보위부아파트 등 거주하는 주민의 지위를 따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했다.

실제로 이번에 붕괴한 평양시 23층 아파트에 거주하던 인원의 상당수가 보위부원, 김일성종합대학 교수 등 정권 핵심세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 살 때 다른 아파트에 다 정전이 되어도 김 씨 일가 동상과 간부용 아파트에 한해 불빛이 들어오는 것을 종종 목격했어요. 북한에서 보위부아파트면 사람들이 다 부러워할 정도의 최고급 아파트인데 이 아파트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놀랬어요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에 따라서도 아파트 이름이 달라져요." 
 
북한에 가장 흔한 아파트는 벽돌아파트와 하모니카 아파트다.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벽돌로 만들어진 아파트와 촘촘하게 붙어있는 하모니카 아파트가 가장 흔하고 그 뒤를 잇는 것이 시리카트 아파트다시리카트란 모래와 생석회를 주원료로 알루미늄 분말 등 발포제를 첨가해 틀에 넣고 고압으로 다져 만든 벽돌을 말한다.

"남한에서는 아파트가 무슨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별로 없잖아요북한은 자재가 부족한 곳이라서 무슨 자재인지에 따라 아파트 이름이 결정 돼요"

60년대 이후 만들어진 벽돌아파트는 '송림식아파트'라고 부른다. 60년대에 송림시에서 벽돌아파트를 많이 지었고 이것을 본 따 북한 전역에 벽돌아파트를 많이 지었기 때문이다.

"북한 아파트 꼭대기에는 정권선전 구호가 있어요
 
북한 아파트 꼭대기에 정권선전 구호가 있는 경우 이 구호로 아파트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고 탈북민 이철수 씨가 증언했다. '일심단결',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 만세' 등 정권선전 구호로 아파트 이름을 정한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는 '일심단결'이라는 구호가 붙은 아파트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이 아파트를 일심단결아파트라고 부르곤 했죠"

"주민들이 아파트를 선전 문구로 부르면서 알게 모르게 북한정권 선전 내용을 반복하게 되는 효과가 있죠. 그래서인지 북한 건물 꼭대기에 이런 정권 선전 내용이 붙은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거죠

충복 아파트가 무너짐으로써 북한 주민조차 북한 정권에서 건설하는 아파트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고 탈북민이 증언했다. 충복 아파트가 무너진 것은 결국 북한 정권을 향한 믿음에도 금이 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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