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노동자가 간부에게 적극적인 저항을 하거나 일탈을 하면 국가 차원에서 제재를 가한다. 예를 들어 출근을 하지 않거나 생활태도가 불량한 노동자는 군에서 실시하는 강제노동을 시킨다. 2급 이상의 공장, 기업소는 기업소 자체의 강제 노동을 실시한다.
또한 인민보안성에서 파견 나온 안전부는 말을 듣지 않는 노동자를 구류장에 잡아놓고 교육을 시킨다. 이렇듯 북한은 노동자가 간부에게 저항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있다.
탈북민 오진철 씨
"남한 사람들은 마치 북한 주민들이 간부에게 아무 말도 못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에요. 간부들도 기업소 직장인이나 아래 사람과 제대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면 결국 해임 돼요"
일례로 간부가 자신의 잘못을 반원들에게 전가하거나 아래 사람을 비판만 하고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지 않으면 북한 주민들도 그에 해당하는 묘책을 강구한다.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소문내기와 신소다.
소문내기의 경우 '사람 잡는 간부'라고 노동자들에게 소문을 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작업반장이 집회에 모이라고 해도 노동자들은 합심해서 참여를 하지 않는다. 혹은 직장을 빠지거나 지각을 한다. 자주 이 같은 일이 발생하면 당 차원에서 작업반장에게 추궁이 들어간다.
"기업소 당 비서가 '사업 작풍이 나쁘다', '일을 잘 못한다'고 하면서 작업반장에게 해임장을 줘요. 그러면 다른 기업소로 옮기는데 그 곳에서는 반 노동자로 전락하게 되죠. 때문에 요새는 간부도 인간관계를 원만히 해야 해요. 특히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부터 장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간부에 대해서 북한 주민이 철저히 응징하는 편이에요"
두 번째 방법으로는 '신소'가 있다. 신소제도는 간부의 일상적 비리를 들추어 작업장의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신소를 하게 되면 간부와 노동자의 입장이 바뀐다.
탈북민 민영기 씨
"북한 체제에 문제가 많지만 북한도 사람이 사는 곳이에요. 인간적인 관계가 중요하죠. 간부들도 해당하는 목표량을 채워야하기 때문에 노동자들과 관계가 좋지 않으면 나중에 처벌을 받게 돼요. 흔히 알려진 것처럼 작업반장이 무조건적인 강요를 하지 않는 거죠. 노동자들이 '작업 보이콧'을 하게 되면 문제가 더 커지니까요. 이런 인간적인 관계에 힘들어하는 간부들이 의외로 많아요"
"과거에는 배급량을 줄인다던가 해서 노동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요소가 많았지만 고난의 행군을 겪고 난 후에 북한 주민 대부분 장사에 뛰어 들다보니 오히려 상황이 역전됐어요. 최근에는 장마당에 나가는 사람들에게 뇌물을 받으면서 사는 것이 지방 간부들의 실상이에요“
이렇듯 북한에도 계급에 대한 저항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간부들이 노동자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미세한 균열이 기둥 전체를 무너뜨리듯이 북한 체제의 균열이 보이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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