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북한] 이야기 아흔넷, 북한이 강조하는 선군정치, 실체는 이 것(2016년)

함경북도 무산 소식통은 최근 북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기 범죄 중 군인 사칭 사건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2013년 탈북한 엄성혁(56)
 
"선군정치를 강조하는 북한에서 군인 사칭 사기가 가장 많은 것은 선군정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는 특히 군인 간부 사칭 사기가 가장 많다고 증언했다. 사기꾼들은 인민군 개개인의 가정을 면밀히 조사하고 파악한 뒤 범죄를 감행한다. 부모에게 접근해 상관이라고 속이고 일단 해당 병사의 신상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처럼 말한다. 그들은 "해당 병사가 부대 내에서 큰일을 저질렀으니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개인의 신상을 낱낱이 알고 있어 부모는 그 말을 그대로 믿고 돈을 준다.
 
탈북민 박소영(65)
 
"자식을 군대에 보낸 지 3년 차 되던 여름 한 통의 편지가 왔어요. 복무하고 있는 부대에서 모범 군인에 한해 부모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였어요. 편지 봉투에는 '287군 부대 직속 경비중대'라는 부대 명칭이 적혀 있었죠. 아들의 소식을 전해들은 저는 그때서야 잘 적응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어요"
"며칠 후 집에 287군 경비중대정치지도원이 찾아왔어요. 지도원은 아들이 훈련 도중 갑자기 다치게 되어 군의소에 입원을 했다고 하면서 치료에 필요한 경제적 도움을 호소했어요. 의심의 여지없이 그가 요구하는 돈을 주면서 아들을 부디 잘 봐달라고 부탁했어요. 후에 편지부터 정치지도원 신분까지 모든 것이 계획된 사기인 것을 알고 기겁했어요아들은 지금도 그 이야기를 하면 황당해 해요"
 
탈북민 김광수(34)
 
"북한에는 인민군 중에서 부유한 가정의 자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거간꾼이 존재해요. 정확한 정보를 모아 사기꾼에게 전달하고 정보비를 받는 거죠. 이 후 사기 계획이 성공하면 그에 따른 이윤 또한 나눠요인민군과 그 가족에 대한 사기사건이 체계적으로 변하고 있는 거죠"
 
"북한은 이동의 자유에 제약을 많이 받잖아요. 때문에 지역 단위로 두 세 명만 배치해놓으면 해당 동네 개개인의 경제적 환경 정도는 금방 알 수 있어요.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사기를 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는 거예요"
 
장교 사칭 사기 사건은 북한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통신 시설이 좋지 않아 서로 자주 연락할 수 없다는 점, 선군 정치의 틀 안에서 뇌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실제로 군 생활 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 거주지 이탈이 불가능해 마을 단위의 정보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는 점이 맞물려 사기에 활용되고 있다. 북한의 폐쇄성이 만들어 낸 신종 사기 수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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