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북한] 이야기 스물하나, 북한 이불의 재료는 '이것'?(2013년)

2009년 탈북한 최미영 씨는 겨울만 되면 북한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북한에서 담배꽁초를 담은 봉지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고 화두를 던지며 "그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라고 밝혔다.

최 씨는 겨울만 되면 담배꽁초를 줍기 위해 온 동네를 돌아다녔다. 그녀는 늦가을이 되면 온 동네 사람들이 나와 너도나도 담배꽁초를 줍기 위해 혈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 주민은 왜 담배꽁초를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북한의 겨울은 유난히 춥다. 난방 시설이 제대로 구비된 집이 없고 아침에 일어나서 입김을 불면 연기처럼 허공에 흩어지는 곳이 북한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북한 주민이 담배꽁초를 모으는 것이다.
 
담배의 끝을 보면 필터가 있다. 필터에 감겨진 종이를 조심스럽게 벗겨내면 작은 솜뭉치가 있는데 이것은 본래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솜뭉치를 모아 이불 속에 넣는다. 그들은 한 몸 덮을 솜조차 없어 추위를 이기기 위해 버려진 담배꽁초를 줍고 있다.

북한 주민은 담배꽁초가 떨어지면 서로가 먼저 달려들어 줍는다. 때로는 담배꽁초 하나 때문에 목청 세워 싸우기도 한다. 그들의 겨울이 그 작은 솜뭉치 안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은 그렇게 혹한의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누군가 담배 연기를 한 모금씩 내뱉을 때 마다 북한 주민은 그 연기 속에서 겨울을 본다. 그 연기 속에서 춥다고 아우성치는 자식들을 보고 집안 곳곳에 성에가 껴있는 시린 계절을 본다. 북한 주민은 그 혹독한 겨울을 담배꽁초로 이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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