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북한] 이야기 쉰여덟, 두만강이 결정하는 북한의 물가(2015년)

물가는 말 그대로 물건을 사는 가격이다. 이는 국가 정책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경제학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균형 가격이 형성된다고 말한다.

북한은 이와 다르게 두만강을 기준으로 내륙 지방으로 들어갈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특히 국경지대에서 멀어지면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아니라 구매자가 어쩔 수 없이 판매자가 원하는 값을 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학의 원리가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북한의 배급제가 무너지고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국경지대 무역이 활발해졌다. 중국 제품이 홍수처럼 밀려들어 가면서 장마당에서 판매하는 물건들 또한 중국제로 채워졌다. 국경 부근의 장마당에서는 중국제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반면, 내륙 지방의 장마당은 상대적으로 중국제가 적다. 북한의 유통망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국경지대에서 멀어질수록 '부르는 게 값'이 되는 실정에 이르렀다.

탈북민 김미영 씨
 
"강원도처럼 산이 많아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중국제 가격이 더 높아지죠, 한국에서는 서울과 부산의 가격차가 없잖아요수산물 가격은 다를 수 있지만 공산품의 가격은 어딜 가나 같은 남한과 달리 북한은 이와 달라요"

"실제로 국경지대에서 먼 장마당 같은 경우 10리당 가격이 오른다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제대로 된 공급을 못하고 있는 것이죠. 같은 옷도 내륙의 경우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 예외는 있다. 평양 같은 경우 내륙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품질이 좋은 중국제가 가까운 항구를 통해 들어간다. 때문에 가격이 일정하다.

물가 뿐 아니라 문화 콘텐츠도 상황은 같다. 국경지대에서는 한류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내륙의 경우 한류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강원도 출신 탈북민 강소진 씨
 
"솔직히 한류라는 말을 남한에서 처음 들었어요. 마치 남한에서는 북한의 모든 주민들이 남한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말하기도 하는데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장마당에서 너무 비싼 값에 팔려 볼 수가 없었어요
 
"국경지대에서 멀어질수록 공산품도 그렇지만 문화도 비싸져요. 더욱이 사람과 사람을 거쳐서 내륙 장마당으로 들어오니까 국경지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늦게 접하죠

결국 북한 내 대부분의 물가는 두만강과 압록강을 기준으로 결정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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