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북한] 이야기 일흔여섯, 北, "젊어서 꾀병은 늙어서 보약"(2015년)

한국에는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이 있지만 북한에서는 이와 정반대로 '젊어서 꾀병은 늙어서 보약'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한때 북한도 '젊어 고생은 금 주고도 못 산다'는 말이 있었다. 모범적인 청년에게 노력 영웅 칭호를 주어 시대의 본보기로 내세우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동에 애착이 없어져 노력 영웅 칭호를 받는 노동자가 많지 않다.

남한 정착 2년 차 탈북민 김지영 씨
 
"북한에서는 일을 해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재미를 보지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요령을 피우려고 해요. 노동자들 사이에서 젊어서 꾀병은 늙어서 보약이라는 말은 이미 격언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그런데 남한에 와서 보니 오히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이 있더란 말이죠. 이것이 남북한의 차이에요. 북한의 젊은 층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발전 할 수 있는 동력이 남아있겠습니까?”

그는 북한의 노동자가 꾀병을 부리는 것에 대해 북한에서 살아남기 위한 구멍수라고 표현했다. 구멍수란 애로나 난관을 뚫고 나갈 만한 수단이나 도리다. 그의 표현 한 단어에 북한 실상이 들여다보이는 느낌이다.

"북한 있을 때 잦은 노동에 시달리다 보니 일을 끝마치고 집에 가면 흔히 쑤신다라고 표현할 만큼 몸이 좋지 않았어요. 어쩔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요령을 피워야죠. 사실 노력영웅 칭호를 받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보고 우리끼리는 융통성 없는 머저리라는 표현을 썼어요. 노력영웅을 받을 정도면 차라리 탈북해서 전 세계 어딜 가도 성공할 수 있는데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도 못하면서 열심히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냉소죠

그는 북한 젊은 층의 생산성 약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했다. 더불어 이 같은 상황이 고난의 행군과 화폐개혁 실패를 거치면서 더욱 더 심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전체적인 산업의 약화로 이어지며 북한의 붕괴를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모습도 보였다.

"남한에 와서 처음 일자리를 얻어 월급을 받았을 때 진짜 내 것인가 확인을 많이 했어요. 자연스럽게 노동의 기쁨도 알게 됐어요. 이제는 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 지 이해할 수 있어요. 꾀병을 부리고 싶어도 일하고 제대로 된 보수를 받는 기쁨이 무엇인지 너무도 잘 아니까요

그의 말 속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더불어 북한 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읽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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