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을 이용하는 북한 주민의 상당수가 남한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고 한다. 불시 검열 때문에 잠깐씩 끊어 보는 사람이 있고 소문으로 드라마 내용을 유추하기도 하며 장마당 내 오고가는 대화를 통해 남한 드라마의 정보를 얻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최고의 핫 이슈인 남한 드라마는 '간지러운 방송극'(북한은 드라마를 방송극이라고 한다)이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탈북민 김채영 씨
"북한에 있을 당시 한국 드라마 속 표준말이 너무나 간지럽게 들렸어요. 특히 친구들과 있을 때 서울말처럼 '뭐 했어~?"라고 하면 다들 웃었어요. 너무 수줍게 들린다는 이유에서였어요"
"남한 드라마를 본 적이 없는 친구에게 서울 말투로 이야기를 해주면 그거 '남조선 말이냐'며 너무 이상하다고 웃었죠. 특히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성대모사처럼 남한 드라마의 대사를 따라하면 다들 뜬금없이 폭소를 터트렸어요. 북한에서는 서울말이 웃음을 위한 하나의 소재였던 셈이죠“
"남한 드라마를 본 적이 없는 친구에게 서울 말투로 이야기를 해주면 그거 '남조선 말이냐'며 너무 이상하다고 웃었죠. 특히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성대모사처럼 남한 드라마의 대사를 따라하면 다들 뜬금없이 폭소를 터트렸어요. 북한에서는 서울말이 웃음을 위한 하나의 소재였던 셈이죠“
"혹시나 적발될까하는 두려움에 대놓고 서울말을 하지는 못했어요. 농담 삼아 단 한마디정도 하는 수준이고 이마저도 정말 친한 친구 이상으로 생각되는 친구들이 모였을 때만 잠깐 잠깐씩 했어요. 한마디 툭 던질 때 쓰는 말이 서울말이었어요. 그래서 더 웃겼던 것 같아요"
2011년 탈북한 서철웅 씨는 이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제가 아는 지인은 6살짜리 아이가 옆에 있을 때 친구에게 무심코 서울말 농담을 건넸다가 아이가 듣고는 재밌었는지 동네에 퍼뜨린 사건이 있었어요. 이 때문에 보안원에게 적발돼서 교화소로 갔어요. 유머를 유머로 듣지 못하는 북한 정권이 참 한심하죠"
2012년 탈북한 이연철 씨
2012년 탈북한 이연철 씨
"상당히 보수적이고 무뚝뚝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남성들에게 서울말은 너무나 느끼하게 느껴졌어요. 가장 듣기 거북했던 것은 ~요?, ~어?, ~래? 로 끝나는 말이었죠“
"하지만 이따금씩 아내에게 장남삼아 남한 드라마의 말투를 흉내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어요. 언제는 한번 서울 억양으로 '밥 먹었니~?'라고 했는데 아내가 정말 자지러지게 웃었던 기억이 나요"
북한 정권의 감시 속에서 한마디의 서울말도 내뱉기가 힘들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 결국에는 언어의 이질감을 극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북한 내 서울 표준말 사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북한 정권의 감시 속에서 한마디의 서울말도 내뱉기가 힘들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 결국에는 언어의 이질감을 극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북한 내 서울 표준말 사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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