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4월 30일, 명령 불복종으로 처형됐다. 당시 한국 언론들은 조선중앙통신의 동영상과 노동신문을 샅샅이 뒤지면서 현영철 사망과 관련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했다. 뉴스에서는 북한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연일 전문가의 분석을 보도했다.
현영철이 북한의 인민무력부장이라는 것, 고사포로 처참하게 처형됐다는 것은 한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굉장한 이슈로 떠올랐다. 현영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확실히 각인된 셈이다. 남한은 이렇듯 북한 내 변화가 생기면 즉각적으로 보도한다.
탈북민 오지훈 씨
"북한보다 북한을 더 잘 아는 것이 남한 같아요. 최근 북한에 있는 가족과 통화를 했는데 현영철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거든요. 자기 삶을 살기에 바쁘지 정치에 관심 떠난 지 오래죠. 북한에 있는 가족과 통화해보면 공개처형 또한 이따금씩 있는 일이여서 간부든 일반인이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반면에 남한은 현영철이 누군지 다 알잖아요"
탈북민 김지영 씨
"북한 내 탈북자 가족이 지역사회의 소식통이 되고 있죠. 남한 보도가 워낙 빠르니까 북한 가족과 통화할 때 제가 오히려 북한 상황에 대해 말해주기도 해요. 북한 내 언론 보도가 강력하게 통제되고 있으니 실제 북한 소식에 대해 잘 알 수 없는 거죠“
"현재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어떤지, 국경지대가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에 대해 자주 말해줘요. 장성택이나 현영철의 처형 또한 제가 먼저 북한 가족들에게 말해줬어요. 북한의 입소문보다 남한 보도가 더 빠를 때가 많아요“
실제로 남한에서는 포털 사이트에서 '북한'이라고만 쳐도 수두룩한 정보가 나온다. 과거에는 그런 정보들이 제대로 검증이 안 된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탈북자 3만 시대'와 맞물려 정확하지 않은 정보는 탈북 사회에서 질타를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탈북자들은 입을 모아 "북한이 아무리 폐쇄적인 국가라고 해도 정보화 사회의 개방성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탈북민 최현웅 씨
"남한에서 인터넷으로 노동신문을 봤을 때 적잖이 놀랐어요. 북한에서는 종이가 귀해서 특히 지방에서는 노동신문을 보는 것도 일인데 인터넷으로 바로 바로 나오니까 신기했죠. 그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남한이 더 잘 알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현영철이 숙청된 이 후에 남한 언론에서 누가 2인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많았어요. 최근에는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따르는 인물 위주로 보도했는데 북한에 있을 때는 누가 누구인지 정확히 몰랐어요. 리영길이 총참모장, 렴철성이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박정천이 부총참모장 같은 이름과 직급은 남한 신문을 보고 알았죠. 실제 북한 주민들보다 남한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더 잘 알 것 같아요“
이렇듯 북한 주민들보다 북한 정치를 잘 아는 곳이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 곳, 남한이다. 물론, 일상의 북한은 북한 주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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