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야기 여든다섯, 北담배, '겉은 사회주의 속은 자본주의'(2015년)

지난 해 북한 정권은 미국 담배를 위조해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밀반입하는 불법무역을 수차례 저질렀다. 이에 따른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2000년대부터 미국 상표를 위조한 북한 가짜 담배의 적발 횟수가 1300건에 이른다.

이에 관련해 탈북민들은 "북한은 겉으로는 자본주의 경제력을 비판하면서 속으로는 그러한 경제력을 모방하고 있습니다. 과거는 물론 지금까지도 반복되죠. 시장에 대한 제재가 약해진 것을 근거로 들 수 있습니다"라고 증언했다.

북한 강성회사에서 무역업을 했던 탈북민 방문성 씨

 

"북한에서 유일하게 선진화된 것이 담배입니다. 북한이 빈곤에 허덕일 때도 북한 정권은 오히려 담배 생산에 막대한 자금을 퍼부었죠. 덕분에 담배의 질이 상당히 높아져 있어요"

"과거에는 미국, 일본, 중국 담배가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국산고급담배가 인기에요. 지금은 주민들도 외국 산 담배보다 국산 담배가 더 낫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어요. 담배 맛이 외국산과 차이가 없어지고 있어서죠"

북한 담배는 부유층과 서민용으로 철저히 구분된다. 부유층이 피우는 담배는 주로 완성재고 서민층 담배는 종이에 말아 피우는 잎담배다. 주민들이 국산 담배를 애용하다보니 최근에는 잎담배를 포장한 담배가 판매되고 있다

 

탈북민 이진영 씨

"북한 정권은 국산 담배 기술이 세계적이라고 선전하죠. 흥미로운 것은 북한 담배에 들어가는 담뱃잎은 정권 지시 아래 들여온 질 좋은 외국산이라는 점이에요. 북한에서 생산한 담배는 무늬만 국내산인 거죠. 담배 맛이 외국산과 비슷해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죠"

수입 담배는 평양 대성, 룡성 담배공장에서 국내산으로 포장된다. 북한 정권은 '국산 담배를 피우면 애국이요, 그렇지 않으면 매국'이라고 강조한다. 국내산이 인기를 얻자 북한 정권은 담배 겉면에 정치적 문구를 새겨 정권 선전에 이용한다. 담배 이름 또한 선군정치를 표방하는 담배 이름을 붙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애연가는 지금까지도 외국산을 피운다. 이는 북한 내 제재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씨는 "관련된 일화가 있어요. 북한 주민 한 명이 미국 말보로 담배를 피우면서 보위원 앞을 지나갔는데 보위원이 검열을 했죠. 해당 주민이 임기응변으로 '보위원 동무, 미국 놈을 불태워버리는 심정으로 저는 이 담배에 불을 붙였습니다'라고 말하자 오히려 독려했다는 이야기에요. 웃으라고 하는 말이지만 북한의 실상을 단편적으로 보여주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