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북한] 이야기 예순하나, 북한의 유직무죄, 무직유죄(2015년)

1980년대 지강현 사건을 모티브로 한 '홀리데이'란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다. 30여년이 흘렀지만 현재까지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씁쓸함을 느낀다.
 
부패가 만연한 북한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사회적으로 아무 거리낌 없이 작동하고 있다더불어 북한은 "무직유죄 유직무죄"라는 죄도 있다. 직업이 없는 것만으로도 죄인 취급을 받는 것이다. '백수'라는 낙인이나 사회적 시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업이 없으면 단련대에 끌려간다
 
북한 주민은 누구나 소속 되어있는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한다. 일을 하든 안 하든 무조건 출근을 해야 하는데 무단결근을 하거나 출근을 한 후 시장에 나가서 장사를 하면 직업이 없다는 죄목으로 교화를 받는다.
돈을 내고 직장에 나가지 않는 주민도 있는데 이런 사람을 ‘83 작업반이라고 부른다. '83'이란 한국에서 가짜를 의미하는 '짝퉁'과 같은 의미다. 1984년 김정일이 주민 소비품을 위해 가내작업반에서 다양한 물건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에 의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하지만 워낙 모방품이 많아 8.3은 가짜의 대명사가 됐다. 북한에서는 불륜관계인 가짜 부부도 '83 부부'라고 부른다.
 
한편, 북한의 직장은 최근 일감이 줄어들어 회사의 존재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일거리도 없는 회사에 출근을 강요당하는 주민들은 차라리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고 일부를 뇌물로 떼어 주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말한다.
 
탈북민 전미희 씨
 
"장마당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도와야 하는데 직장을 빠질 수가 없고 그렇다고 돈도 없고 해서 일부러 병원에 가서 꾀병을 부렸어요. 손가락으로 체온계 밑 부분을 때리면 온도가 올라간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가짜 진단서를 떼기도 했죠. 직장에 병가를 내고 장마당에 나가 장사를 한 적이 많죠
 
이렇듯 오늘 날 북한 주민들은 직장에 이름만 내건 채 장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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