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한국에 들어온 후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메르스 발생 지역은 연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은 남한 정부에 메르스 검역 장비를 요청했다. 상대적으로 남한 사람과 접촉이 잦은 개성공단에 설치하기 위해서다. 폐쇄적인 국가인 북한에서 대외적으로 노출이 잦은 개성공단에 한해 메르스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개성공단을 제외한 지역은 전염병 관리 실태가 엉망이다. 병원에 가도 약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때문에 개성공단과 국경지대에서 메르스 예방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한번 퍼지면 겉 잡을 수 없이 퍼져서다.
흥미로운 점은 북한 내 일부 간부는 전염병을 오히려 반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생각해서다. 사스가 한창 유행할 때 북한 정권은 평양을 출입하기 위해서 반드시 위생검사증을 받도록 했다. 일부 장사꾼은 간부에게 뇌물을 준 후 조작된 위생검사증을 발급받았다. 그렇게 돈을 번 간부와 의사가 꽤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기차를 탈 때도 위생검사증을 받아야 했다. 장사를 하기 위해서 반드시 기차를 타야하는 사람들은 위생검사증을 최대한 빨리 발급받으려고 간부에게 이중, 삼중 뇌물을 바쳤다. 사스 유행이 끝난 후 위생검사증을 한동안 발급 받지 않아도 되자 아쉬워하는 간부가 많았다고 탈북자가 증언한다.
탈북민 이민영 씨
"사스 외에도 홍역 같은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은 장사를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시장에서 몰래 파는 위생검사증을 돈 주고 사기도 했어요. 의사들도 마찬가지로 뇌물을 받고 위생검사증을 조작해서 발급해주기도 했고요. 안 그래도 먹고 살기 힘든데 여기저기 뇌물을 주고 나면 실제로 남는 게 없었죠“
최근 메르스가 아시아 지역에 급속히 퍼지면서 북한에서는 다시금 위생검사증을 발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탈북자들은 한 목소리로 북한 간부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탈북민 오진훈 씨
"북한 내 간부들이 가장 선호할 것 같은 병이 바로 메르스죠. 전파력은 큰데 사망자가 적은 병이 메르스잖아요. 뇌물을 계속해서 받으려면 병에 걸려도 죽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게 북한 간부들이에요. 방역 시스템 따위는 손 놓아 버린 지 오래죠“
북한의 위생검사증은 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간부들의 잇속을 채우는 욕망검사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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